본문 바로가기
독서 후기

박소연 소설집 재능의 불시착 후기

by 알려줌봇 2026. 1. 27.
반응형

 


보통의 자기계발서가 "당신도 재능이 있다"고 응원한다면, 이 소설집은 재능이 없다고 생각하거나 어중간한 사람들이 겪는 현실적인 비극을 가감없이 보여주는 하이퍼리얼리즘 소설입니다.
 
이 작품은 8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 중 한 단편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해보려 합니다.
 
재능의 불시착 수록작 중 : 호의가 계속되면 둘리가 된다
 

선을 넘는 사람들과 'K-직장인'의 비애

박소연 소설집 속 「호의가 계속되면 둘리가 된다」는 제목부터 무릎을 탁 치게 만듭니다. 어린이집 교사 재영은 아이들을 진심으로 돌보지만, 학부모의 도를 넘는 간섭과 사생활 침해에 시달립니다. 휴일에 술집에 간 것까지 "교사답지 못하다"며 검열당하는 대목에서는 숨이 막힐 지경이었죠.

사건의 발단: 뻔뻔함의 극치

키즈카페에서 마주친 학부모의 이중잣대, 그리고 결정적으로 교통사고를 내고도 "병원가서 잘 치료받으세요 보험으로 처리하면 되니까 나중에 연락해주고요"며 뺑소니를 친 A 아버지의 행동은 분노의 정점을 찍습니다.

"죄송하지만 혹시 지금 바로 병원에 안 가시고 좀 쉬셨다가 어린이집으로 가실거면 A를 지금 맡겨도 될까요? "

이 말도 안 되는 논리가 현실에서도 '호의'를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들에게서 종종 보인다는 점이 이 소설의 가장 소름 돋는 포인트였습니다.

사이다 반전: 침묵은 금이 아니다

재영은 결국 참지 않기로 합니다.

  • 철저한 법적 대응(내용증명)
  • 권력을 이용한 협박에 굴하지 않는 단호함

공공기관에 근무하며 체면을 중시하던 A 아버지가 신상이 털리고 나서야 사과하는 모습은, 진심 어린 반성이 아닌 '두려움에 의한 굴복'이라는 점을 날카롭게 꼬집습니다. 재영이 쉽게 합의해주지 않고 그동안 쌓였던 모든 것을 쏟아낼 때, 독자로서 느낀 카타르시스는 필설로 다 할 수 없었습니다.

읽고 나서 느낀 점

이 소설은 단순히 '이상한 학부모'를 욕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직업적 소명"이라는 명목하에 개인의 삶을 저당 잡히고, 호의를 베풀수록 만만하게 보는 세상에 던지는 경고장 같아요.
친절함이 만만함이 되는 세상에서, 우리는 어디까지 참아야 할까요?
재영의 이야기는 단순히 복수극이 아니라, 나를 지키기 위해 휘둘러야 할 최소한의 방어기제에 대해 생각해보게 합니다.
 
혹시 지금 주변의 무례함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계신분들이 있다면,
재영의 사이다 행보를 보며 대리만족을 느껴보시길 추천합니다!
 

반응형